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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철학의 탄생 프레게와 러셀이 연 논리 혁신과 의미론의 전환 프레게와 러셀이 구축한 논리 혁신은 현대 철학의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전통 형식논리가 문장 구조를 충분히 해명하지 못하고 수학의 기초를 공들여 지지하지 못하던 시기, 프레게는 함수·논항 틀과 전칭·존재 양화를 도입해 사유의 문장을 변수와 양화자의 결로 재기술함으로써 의미 분석의 새로운 좌표를 제시했다. 이어서 그는 의미론의 핵심으로 대두되는 뜻과 지시의 구분을 통해 동일 지시어가 서로 다른 인지적 가치를 가진다는 사실을 정식화했다. 반면 자연수의 본질을 논리적으로 귀결시키려는 논리주의 프로그램은 집합론의 모순에 부딪혔고, 러셀은 유명한 역설을 통해 무제한적 집합 구성을 금지하는 제약의 필요성을 밝히며 기술이론과 유형이론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철학의 과제는 모호한 형이상학적 선언보다 언어·논증.. 2025. 10. 28.
비트겐슈타인 그림이론에서 생활양식까지 의미와 규칙 그리고 언어 치료의 실천적 전환 비트겐슈타인의 사유는 전기와 후기로 나뉘지만, 분절이 아니라 문제의 이동과 초점의 수정으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전기의 『논리철학논고』에서 그는 “세계는 사실들의 총체”라는 정식 아래, 명제가 사실을 ‘그림’처럼 등형적으로 모사할 때에만 의미를 갖는다고 보았다. 이때 언어의 본질은 논리 형식이며, 말해질 수 있는 것과 침묵해야 할 것이 날카롭게 갈라진다. 윤리·미학·형이상학은 “말해질 수 없음” 속에서 ‘보여진다’는 지평으로 밀려난다. 후기의 『철학적 탐구』에 이르면 동일한 언어의 난제가 전혀 다른 각도에서 다뤄진다. 그는 하나의 공통 본질을 찾는 시도를 포기하고 “의미=사용”이라는 표어 아래 ‘언어게임’과 ‘가족 유사성’, ‘규칙 따르기’와 ‘사적 언어 불가능성’을 논한다. 언어는 더 이상 사실을 .. 2025. 10. 28.
메를로퐁티 지각의 현상학과 몸의 철학을 일상의 설계 언어와 현장 실험 매뉴얼로 재구성하기 지각은 뇌 속 표상 기계의 출력이 아니라 세계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몸의 방향성과 리듬에서 솟아오르는 의미의 장이다. 메를로퐁티에 따르면 우리는 먼저 세계를 계산하지 않고 다룬다. 손은 컵의 무게를 예측하고 발은 계단의 높이를 추측하며 시선은 의미 있는 윤곽을 먼저 붙잡는다. 이런 선(先) 실천적 맞물림이 곧 ‘살’의 층위다. 그는 주관/객관의 분할을 해체하고 몸-세계의 상호침투를 통해 지각을 재정의한다. 지각은 정보 처리가 아니라 공명이며, 인식은 서술이기 전에 몸짓이다. 이때 ‘현상학적 환원’은 메스를 들고 분해하기보다 참여를 잠시 느리게 해 보편적 구조를 드러내는 기술이다. 본 글은 메를로퐁티의 관점을 ‘현장 관찰–지각 프로토콜–오류 지도–훈련 루틴–평가 척도’의 다섯 축으로 번역하여 업무 UX, .. 2025. 10. 28.
사르트르의 자유와 책임 그리고 타자의 시선을 오늘의 장면과 의사결정 언어로 재구성하기 사르트르의 존재론은 인간을 본질이 정해진 사물로 보지 않고 언제나 스스로를 넘어가며 선택으로 자신을 짓는 존재로 규정한다. 그는 의식이 ‘무’의 작용을 통해 현실을 거리 두고 가능성을 여는 운동이라 보았고, 바로 그 가능성 앞에서 인간은 전적으로 책임을 진다고 선언했다. 자유는 무한허용의 표어가 아니라 자기변명과 타자 탓의 회로를 끊는 냉혹한 구조이며, 이를 회피하는 기술이 곧 자기기만이다. 더불어 그는 ‘타자의 시선’을 통해 자유가 결코 독백이 아님을 밝혔다. 시선은 단순한 관찰이 아니라 나를 대상화하는 힘이어서, 나는 그 앞에서 수치와 자부심을 동시에 경험하고 나의 가능 공간을 다시 배치한다. 직장과 관계와 공적 장면에서 우리는 승인 욕망과 규범의 압력 사이를 오가며 때로는 책임을 외부에 떠넘기고, .. 2025. 10. 28.
하이데거 현존재와 시간성 실무 적용을 위한 현장 매뉴얼형 해설 하이데거의 핵심 표제어인 현존재는 인간을 어떤 물체가 아니라 ‘세계-내-존재’로 파악하는 관점 전환을 요구한다. 우리는 우선 사물을 응시하는 관찰자가 아니라, 이미 일을 하고 도구를 쓰고 타인과 함께하는 존재다. 이런 일상성 속에서 세계는 우선적으로 ‘현성함’이 아니라 ‘준비-되어-있음(도구성)’으로 드러나며, 고장·중단·낯섦 같은 사건이 일어날 때 비로소 대상화된 사물과 주관의 구도가 뒤늦게 등장한다. 현존재를 규정하는 근본 구조는 배려와 돌봄으로 번역되는 ‘배려(사무, Sorge)’이고, 그 배려는 ‘내던져짐(피투성, Geworfenheit)–내던짐/투사(Entwurf)–빠져듦/유혹(Verfallen)’의 삼중 운동으로 펼쳐진다. 이러한 운동의 시간론적 바탕이 바로 ‘시간성’이며, 시간은 시계의 흐름.. 2025. 10. 28.
키르케고르 절망과 선택의 윤리를 오늘의 결단 기술로 재구성하기 키르케고르는 인간을 “자기 자신이 되려는 관계”로 정의하며, 그 관계가 스스로와의 불일치 속에서 흔들릴 때 나타나는 근원적 상태를 ‘절망’으로 진단하였다. 절망은 단순한 우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되지 못함” 혹은 “자기 자신이 되기를 원하지 않음”이라는 형태로 드러나는 존재론적 균열이다. 그는 또한 자유의 현기증을 ‘불안’이라 불렀고, 이 불안이야말로 가능성과 필연성 사이에서 인간이 결단하도록 몰아가는 내적 계기로 보았다. 실존의 단계는 심미적·윤리적·종교적 국면으로 전개되며, 각 단계는 유혹·책임·절대적 헌신의 서로 다른 문법을 가진다. 이 글은 키르케고르의 개념을 상담실의 실무 언어로 번역하여, 절망을 진단하고 불안을 해석하며 선택을 형식화하고 서약을 생활 기술로 연결하는 절차를 제시한다. 우리는.. 2025. 10. 28.